Metro Shopping

1. [항상 필요 이상의 것-가치를 생산하는 자본의 속성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의 원천인 동시에 그것이 소비될 시장을 찾아 나서야만 하는 위기와 긴장의 연속의 근원이기도 하다.] ‘수출 전문 기업으로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해....’로 시작해서 ‘단 돈 천 원에 모십니다’ 로 끝맺음 하는 지하철 불법 판매 물건들. 그리고 내밀어진 1000원으로 이루어지는 풍요. 지하철 불법 판매 물건들이 전면에 내거는 위기와 긴장, 그리고 1000원의 풍요는 묘하게도 매 순간 위기와 긴장을 극복하고 풍요를 이루어내는 자본/시장경제의 모습과도 닮아있다. 심지어 목적 달성을 위해 종종 ‘불법’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까지도. 지하철에서 불법 판매 되는 물건에 자본이나 경제논리 따위를 끌어들여서 구구 절절한 비판 ? 자본이 주는 풍요는 결국 어딘가에서 뺏어올 수 밖에 없는 것이며 이는 자본의 제국주의적 속성이다 ? 을 하고자 함은 아니다. 반대로 이 (1000원짜리) 풍요에 대한 찬가이다. 지하철에서 맞바꾸어지는 Made in china, 혹은 Vietnam 등이 찍혀있는 물건들과 1000원짜리 들은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윈-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. 물론 ‘괜찮을까?’ 반신반의 하면서 하면서 1000원짜리를 내밀 듯, 그리고 이윽고 ‘1000원인데 뭐 어때’라고 스스로에게 위안하듯, 이 풍요의 진실성에 대해서 잠시 의심해 볼 수는 있겠지만. 2. 지하철 벽면에 자릿세를 내고 당당히 자리잡은 광고들 입장에서, 위와 같은 지하철 불법 판매 물건들은 무임승차쯤으로 여겨질 듯하다. 이왕 내친김에, 이 불법 판매 물건들의 광고를 만들어서 정식 광고 자리를 빼앗아 보기로 했다. 이쯤 되면 무임승차를 넘어 차량 납치 수준이다. 그럴듯한 광고로 위장하고 지하철 정식 광고의 자리를 빼앗아버린 불법 판매 물건들, 그리고 그 앞에서 ‘기아바이’라 불리는 불법 판매원들이 구수한 입담으로 물건을 팔아치운다면, 그야 말로 완벽하고 통쾌한 Metroshopping의 완성이다.